[사설] 세계에서 가장 기이한 독재체제 '北 김정은 10년'

입력 2021-12-14 17:25   수정 2021-12-15 00:55

북한 김정은이 오는 17일로 집권 10년을 맞는다. 부친 김정일이 사망하고 27세의 그가 권좌에 오를 때만 해도 ‘조기 붕괴론’도 나왔지만 빗나갔다. 그는 최근 수령에 등극해 김일성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그의 스위스 유학 경험 때문에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도 없지 않았으나 지난 10년간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곳으로 만들었고, 21세기 대명천지에 주민들은 배를 곯고 있다. 그런데도 독재체제를 굳힌 것은 신기할 따름이다.

북한 독재체제 동력은 물론 잔인한 공포정치다. 고모부(장성택)를 고사총으로 쏴 죽이고 이복 형(김정남)을 독살했으며, 군과 당의 고위 간부들을 수시로 처형하면서 충성을 ‘강제화’했다. 주민들에겐 핵과 미사일 도발로 전략국가 반열에 올랐다는 환상을 심었다. 그러나 10년간 독재와 자폐(自閉)의 결과는 극심한 경제난이다. 원산 마식령스키장 건설 등 관광인프라 재건에 나서기도 했으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고립을 자초한 마당에 성공할 리 없다. 3년 전 국제사회에 나와 핵협상을 벌였으나 ‘쇼’임이 드러나면서 다시 철저한 고립으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지난해 북한 국내총생산(GDP)은 집권 첫해인 2012년보다 7.1% 쪼그라들었다. 주민을 먹여 살리지도 못하면서 ‘인민 제일’을 외치는 것은 독재와 실정(失政)을 감추기 위한 허상이다.

이런 예측 불가능의 독재자가 핵과 미사일을 거머쥐고 대한민국을 위협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니 답답하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조차 외면하는데 대북 인도적 지원을 외치고 있다.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쏴죽이고 불살라도, 개성 남북한연락사무소를 폭파해도, ‘삶은 소대가리’ 등 막말과 조롱을 퍼부어도 숨죽이고 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에는 눈을 감고, 한·미 훈련은 형해화됐다. 여권 인사는 김정은을 ‘계몽군주’에 빗댔고, 소위 ‘백두칭송위원회’가 서울 한복판에서 김정은을 연호하며 만세를 외치는 판이다. 김여정의 한마디에 대북전단금지법도 만들어졌다. 김정은이 기고만장하는 데 ‘뒷배’ 역할을 한 셈이다.

이래선 안 된다. 이런 기이한 나라를 다룰 땐 확고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무조건 비위 맞추기식으론 버릇만 나쁘게 할 뿐이다. 필요할 땐 회초리를 들어야 무서워할 줄 안다. 대선 후보들도 독재자 김정은을 어떻게 다룰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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